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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화합의 장 된 ‘네오콘’ 체니 장례식

보수-진보 화합의 장 된 ‘네오콘’ 체니 장례식

Posted November. 22, 2025 09:51,   

Updated November. 22, 2025 09:51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2001년 1월∼2009년 1월)의 2인자로 ‘역사상 최고 권력을 행사한 부통령’이란 평가를 받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장례식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렸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거두로 불린 그의 장례식에 공화당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댄 퀘일 전 부통령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등도 나타나 정파와 관계없이 고인을 추모했다. 하지만 체니 전 부통령과 불화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은 불참했다.

이날 식장 맨 앞줄에는 유족,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 펜스 전 부통령 부부, 해리스 전 부통령이 자리했다. 바로 뒤 두 번째 줄에 1992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퀘일 전 부통령과 고어 전 부통령이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눴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 또한 밝은 얼굴로 악수했다.

이 외에 민주당 소속 미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전 의장, 공화당 소속이지만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하원의장을 지낸 존 보헤어 전 의장, 미치 매코널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계 거물이 두루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이 이달 3일 별세한 후 추모 성명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백악관에 조기는 게양했지만 이는 ‘정·부통령의 사망 시 조기를 게양한다’는 법 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진정한 추모 의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의 전통적 주류 노선을 계승한 체니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트럼프 지지층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등을 거치며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했다. 고인의 장녀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반(反)트럼프 인사로 찍혀 2022년 중간선거에서 낙선했다. 체니 전 부통령 또한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장례식 불참을 두고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공화당 전통 보수 사이의 깊은 분열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