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안 청탁과 함께 받은 샤넬 가방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12일 열린 김 여사 재판에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샤넬 가방 3개, 샤넬 구두 한 켤레,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실물 검증을 위해 재판부가 법정으로 가져오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흰색 장갑을 착용하고 검은색, 흰색, 레몬색 샤넬 가방 내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사용감을 확인했다. 그라프 목걸이 역시 케이스에서 꺼내 촬영하고 만져보기도 했다. 재판장은 “구두는 바닥에 사용감이 있었고, 목걸이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가방은 약간 긁힌 것 같은 사용감이 있었고 내부 버클, 지퍼엔 비닐이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특검이 수사를 진행하며 발견한 명품만 현재까지 총 10여 점에 가액만 4억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각종 명품 수수 과정에서 현안 및 인사 청탁을 들어준 대가로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보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모 가능성 등을 입증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 조사 결과 김 여사가 명품을 가장 많이 수수한 시기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였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인사청탁과 함께 건넨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총 약 1억 원대의 이른바 ‘장신구 3종 세트’도 대선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금거북이와 그림 등도 각종 청탁 대가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건넨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에 대해 줄곧 부인해오다 돌연 2022년 4월과 7월 받은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1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에 대해서만 수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날 재판에서 공개된 가방 3개는 해당 가방 2개를 교환한 제품들이다. 김 여사는 여전히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선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김 여사 측은 이날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전자장치 부착 등 조건도 모두 받아들이겠다. 구치소가 아닌 자택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석방해달라고 호소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