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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유사시 대비 미군 유연성 필요… 트럼프, 한국의 핵잠 확보에 열려있다”

 “동북아 유사시 대비 미군 유연성 필요… 트럼프, 한국의 핵잠 확보에 열려있다”

Posted November. 05, 2025 09:01,   

Updated November. 05, 2025 09:01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전쟁)장관(사진)이 한미동맹 현대화와 관련된 최대 쟁점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에 대해 “(미군의) 유연성은 역내에서 발생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한미)가 살펴봐야 할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다(no doubt)”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북아 지역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이 일정 부분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시사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4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종료 직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남중국해 등에서 공격 행위 할 때 주한미군이 투입되는 것을 허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한미가 도출한 SCM 공동성명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 유연성을 인정하되 동북아 지역분쟁 개입에 있어서는 한국 의지와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2006년 한미 간 합의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헤그세스가 이같이 발언하면서 합의 문구에 명시된 전략적 유연성을 두고 한미가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한국의 ‘의지’에 방점을 찍으며 주한미군을 대북 억제를 위한 ‘한반도 붙박이군’으로 묶어두려는 반면 미국은 ‘유연성 인정’에 초점을 맞춰 ‘동북아 기동군’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건조를 승인한 핵추진 잠수함(핵잠)에 대해선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체계적으로(in a deliberate manner) 이행하기 위해 국무부, 에너지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자체 방위력 확보에 있어 최고의 능력을 갖는 것을 보장하는 이런 기회(opporunities)에 열려 있다”고도 했다. 핵잠 건조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군사적으로 실행할 최고 책임자인 헤그세스 장관이 한국의 핵잠 보유를 ‘기회’라고 표현하며 조만간 양국간 실무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암시한 것.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 확보가 한미동맹에도 도움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이번 SCM 공동성명엔 핵잠 협력과 관련된 문구는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 종료 직후 대통령실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선 핵잠 건조를 비롯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안보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