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의 분화… “李처럼 협치” “정청래식 내란척결”

2022년 대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극화됐던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과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청래단’ 등으로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지층의 분화는 문자메시지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사안마다 이 대통령 스타일처럼 ‘야당과 손잡을 건 잡자’, 정 대표처럼 ‘내란 세력을 다 척결해야 한다’는 서로 다른 내용의 ‘문자 폭탄’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 강성 지지층 중 절반은 이 대통령을, 절반은 정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화의 시작은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강성 당원과 유튜버 김어준 씨 등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대표가 맞붙은 8·2 전당대회였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가 당선된 이후 민주당 지지층 내에선 검찰개혁 등 주요 이슈를 놓고 찬반 의견이 대립하며 당정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층은 온라인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 주로 활동해 왔고 정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은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개혁에 앞장선 정 대표에게 지지를 보내는 그룹들도 차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대선 주자별로 더 세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강화해 온 당원 주권주의가 지지층에 효능감을 주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 수 있다’는 권력을 맛보게 한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가장 중요한 사람과 개혁이 제일 중요한 사람으로 분화가 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