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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공직’에 汚點 찍은 한덕수의 ‘구일몽’

‘50년 공직’에 汚點 찍은 한덕수의 ‘구일몽’

Posted May. 12, 2025 08:56,   

Updated May. 12, 2025 08:56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1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가 당원 투표로 무산되자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주신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승복 선언을 하고 대선 레이스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지 9일 만에 불명예 퇴장을 당한 것이다.

그동안 경쟁력 있는 보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국정 경험이 풍부한 한 전 총리가 임기 단축 개헌을 내걸고 출마를 선언하자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선 그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주도하고 정부 교체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권한대행이 리더십 공백을 초래하면서까지 출마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윤석열 정부의 2인자로서 국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점도 명분 논란을 키웠다.

김문수 국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는 절차적 정당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덕수’라며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 번복한 김 후보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어렵게 최종 경선을 통과한 후보에게 ‘부전승’으로 올라온 한 전 총리가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무임승차’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동안 어떠한 정치력도 희생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점도 당원들 마음을 떠나게 했을 것이다.

신중한 처신을 보여온 한 전 총리는 지난달 초 권한대행 신분으로는 전례 없이 윤 전 대통령 측근을 포함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하면서 ‘국힘 대선후보 차출론’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모호한 처신 끝에 내보인 대망의 꿈이 ‘구일몽’으로 마무리돼 정국을 어지럽히고 ‘50년 공직’ 이력에 오점을 남기게 됐으니 오판의 대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