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2+2 통상 협의’와 관련해 “관세 협상과 같은 중대한 협상은 차기 정부에 맡기는 것이 순리”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책임질 수 없는 한미 협상을 당장 중단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5일 “파면된 정부가 국익이 걸린 중대한 협상을 하겠다니 어처구니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이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의 요구 사항과 목적을 파악해 오라고 했더니, 도대체 무슨 안을 가져갔기에 미국이 이런 반응을 보이느냐”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협상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베선트 장관이 “다음 주 중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 것에 대해 “미국은 자신의 대선 출마 전리품으로 삼기 위해 ‘졸속 퍼주기’ 협상도 마다 않는 한 대행의 권력 야욕을 이용해 한국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협상 추진과 타결은 반드시 차기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한준호 최고의원도 “(미국에 제안한) 패키지 합의는 무엇이고 ‘최선의 제안’은 무엇이냐”며 “우려하고 계신 국민 앞에서 (정부의 제안) 내용에 대해 소상히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박주민, 위성곤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 맞서지 않겠다’는 (한 권한대행의) 발언은 졸속 협상을 예고한 것이며, 우리 경제를 대선 전략의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권한대행은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 조치와 관련해 “맞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