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투자 韓기업들, 샌프란 인구만큼 일자리 만들었다

美투자 韓기업들, 샌프란 인구만큼 일자리 만들었다

Posted April. 01, 2025 08:44,   

Updated April. 01, 2025 08:44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한국 경제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 수년 동안 이런 미국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대미 투자를 크게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리쇼어링(생산시설 본국 회귀) 등 달라진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런 노력으로 한미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관계 당국과 산업연구원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제품 배송, 판매 등 파생되는 일자리 포함)는 82만여 개에 이른다.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전체 인구(2023년 80만9000명)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기업 덕분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한국은 또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세계 최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3년 215억 달러(약 31조 원)를 미국에 투자했다. 2010년대만 해도 10위권이던 것이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는 투자국에 직접 설비투자를 하고, 법인을 설립하는 ‘그린필드’ 투자만 집계한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FDI) 투자 통계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1위 투자 대상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미국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체는 2432곳(한국무역협회 2024년 분석)에 이른다.

경제계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무관하게 이제 한미 경제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중저가 상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니어쇼어링(멕시코 등 인접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면,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현지 경제에도 기여하는 ‘코러스(KORUS·KOREA+US) 노믹스 2.0’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윤성용 미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인구가 3억 명이 넘고 소득 수준도 워낙 높아 한국 기업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제2의 내수 시장’이 됐다”며 “미국 역시 한국 기업인을 위한 장기 비자와 제도 개선책을 내놓는 등 발전하는 한미 경제 관계에 발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