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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尹모교… 서울대생 “부끄럽다”, 충암고 “당분간 교복 자율화”

고개숙인 尹모교… 서울대생 “부끄럽다”, 충암고 “당분간 교복 자율화”

Posted December. 07, 2024 08:50,   

Updated December. 07, 2024 08:50


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와 충암고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암고는 ‘부당한 시선이 우려된다’며 교복 착용을 당분간 자율화하기로 했다.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모 씨(31)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정선거 같은 음모론을 믿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며 “같은 대학 동문인 사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서울대 재학생 등 2700명은 전날 오후 8시 반경 서울대 관악캠퍼스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안건은 총 투표수 2556표 중 찬성 2516표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의 직속 후배 격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도 5일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헌법을 배운 선배 윤석열이 벌인 참극에 후배로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6일 ‘국민을 처단한다는 대통령은 당장 물러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후에 충암고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된 ‘충암파’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모교 졸업생 사이에서도 “창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충암고 동문(14기)은 “동문이 대통령 됐다고 주변에 자랑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일로 웃음거리만 됐다”고 했다. 충암고는 6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등하교 중 학생들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종업식까지 복장을 임시 자율화한다”고 공지했다. 전날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과 김용현을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선정하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 도심 곳곳에선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계엄 선포 규탄 및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노총은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고유한 예산 심의권과 국무위원 탄핵권을 반국가행위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윤석열의 망상과 독선 오기”라고 밝혔다. 신자유연대 등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성향 단체는 이날 낮 국회 앞에서 2000명이 참여하는 ‘탄핵 저지’ 집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맞이하는 첫 주말인 7일 서울 여의도 광화문 등 도심 일대에 신고 인원만 2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