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외동딸을 남기고 6·25전쟁에서 전사한 송영환 일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30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송 일병의 유해는 2013년 9월 강원 동해시 망상동 일대에서 발굴됐는데 당시 유전자 분석 기술로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정확도가 높아진 첨단 분석 기술로 고인의 외동딸인 송재숙 씨(76)가 제공한 유전자 시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 올 10월 유해 발굴 11년 만에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8명으로 늘었다.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세 살배기 외동딸을 남기고 1950년 12월 제2훈련소에 자원 입대했다. 이후 육군 9사단 29연대 소속으로 경북 봉화와 강원 평창 등지에서 여러 전투에 참전했고, 이후 정선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총상을 입고 제1이동외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1951년 3월 스물여섯의 나이로 전사했다.
정선 전투는 9사단이 1951년 2월 16∼24일 강원 영월과 충북 제천에 진출하려던 북한군 제2·3군단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한 방어 전투였다. 정부는 송 일병의 공적을 기려 1954년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군 유해발굴단은 30일 경기 안양시의 자택에서 송 일병의 유해를 가족에서 전달하는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외동딸 송 씨는 “6·25전쟁 때 아버지가 전사하신 후, 당시 어머니와 혼인신고가 돼 있지 않아 큰아버지 밑으로 호적을 올리고 평생을 살아왔다”며 “이제라도 친부를 찾게 되니 형언할 수 없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