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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이웃 가이아나 ‘유전지대’ 합병 투표 강행

베네수엘라, 이웃 가이아나 ‘유전지대’ 합병 투표 강행

Posted December. 05, 2023 08:59,   

Updated December. 05, 2023 08:59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웃 나라 가이아나의 일부 영토를 자국에 편입시키기 위한 국민투표를 3일 실시했다. 이 투표는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 그런데도 집권 내내 권위주의 통치로 비판받았으며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대선에서 3선을 노리는 마두로 대통령이 재집권을 위해 투표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높다.

마두로 정권은 이날 가이아나 영토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세키보강 서쪽의 약 16만 km²를 일컫는 ‘과야나에세키바(베네수엘라식 명칭은 에세키보)’의 편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의 한 투표장에서 “헌법적, 평화적, 민주적 수단을 통해 빼앗긴 영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투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당국은 한 달 안에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19세기부터 금, 다이아몬드 등이 풍부한 이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충돌했다. 1899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전신인 중재재판소가 가이아나 땅이라고 판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1966년 제네바 합의를 근거로 이후에도 계속 ICJ에 제소하며 기존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2015년 이 일대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된 후 영유권을 주장하는 베네수엘라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ICJ가 1일 베네수엘라에 “가이아나 주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자제하라”고 했지만 마두로 정권은 아랑곳 않고 투표를 시행했다.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3일 “국경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감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불안에 떠는 국민을 진정시켰다. 베네수엘라 국민에게는 ‘부결’로 정치적 성숙함과 책임감을 보여 달라고도 했다. 하지만 초기 집계 결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95%가 찬성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양국 모두와 국경을 맞댄 브라질 역시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