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골목 앞까지 당기세요.”
지난달 22일 오후 7시경 서울 강남구청 U-강남 도시관제센터.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 문일선 경감이 관제요원에게 지시했다. 요원 8명이 각자 자리에 놓인 6대의 모니터를 통해 지도와 분할된 CCTV 화면을 보며 ‘추적’에 나섰다. 20초 만에 한 요원이 “1-246번에 잡혔다”고 외쳤다. 확대된 화면에는 네이비색 원피스를 입은 기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기자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자 다시 CCTV 화면에서 사라졌다. 고개를 갸웃하던 문 경감은 침착하게 “1-287번을 보라”고 지시했다. 카메라에 다시 기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카메라를 따돌리기 위해 숨이 차게 달려도 소용없었다. 1㎞ 안에 설치된 CCTV 12대(포착 횟수 14번)가 기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따라잡았다.
CCTV 통합관제센터는 경찰이 24시간 상주한 가운데 관제요원이 수천 대의 CCTV를 보며 범죄 등을 감시하는 ‘안전의 눈’ 역할을 한다. 민상현 강남구 도시관제팀장은 “CCTV를 활용해 해결되는 범죄가 강남구에서만 연간 1만여 건”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든 서울 자치구의 골목이 강남구 같지는 않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 자치구의 CCTV 사각지대를 점검하기 위해 강남구와 노원구의 번화가와 주택길 1km를 걸으며 관제센터가 기자를 얼마나 포착하는지 측정했다. 강남구는 서울 자치구 25곳 중 설치된 CCTV 수가 가장 많고, 인구당 설치 대수는 3위로 최상위권이다. 반면 노원구는 CCTV 수 22위, 인구당 설치 대수 24위로 최하위권이다.
주택가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강남구의 경우 걷거나 달린 13분 3초 중 11분 23초(87.2%)가 12대의 CCTV에 찍혔다. 반면 노원구 주택가는 12분 28초 중 8대의 CCTV에 포착되지 않은 공백이 절반에 가까운 5분 50초(46.8%)에 달했다.
번화가인 강남구 신논현역 일대의 경우 CCTV 10대가 기자가 걸은 13분 33초 중 9분 43초(71.7%)를 포착했다. 반면 노원구 상계동 문화의거리 일대에선 12분 16초 동안 5대가 42.9%(5분 16초)만 포착해 포착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같은 차이는 주로 자치구의 재정 여건 차이에서 비롯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취약 계층이 많은 편이라 복지에 예산을 많이 쓴다”며 “CCTV 설치에 쓸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