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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협회장 “北 비핵화 시도 진전 없어… 군축협상 검토해야”

美 외교협회장 “北 비핵화 시도 진전 없어… 군축협상 검토해야”

Posted October. 21, 2022 09:00,   

Updated October. 21, 2022 09:00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리처드 하스 회장(사진)은 19일(현지 시간)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에 군축협상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술핵 개발과 선제 핵 공격을 담은 ‘핵 독트린’을 내놓는 등 핵 위협을 높이자 미국 내에서도 비핵화 협상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하스 회장은 이날 ‘새로운 핵 시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확장하면서 안보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려는 시도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go nowhere)”고 지적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남겨둬야 하지만 한미일은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의 핵·미사일을 축소하는 군축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스 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특보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 등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CFR 회장을 맡아온 중량급 인사다.

 미국 내에선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핵 전문가인 안키트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비핵화를 고집하는 것은 실패일 뿐만 아니라 웃음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하스 회장은 “오늘날 미국과 러시아 외에 북한 등 7개의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전술핵무기의 출현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사용하는 데 대한 금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한국, 일본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실패하면 두 국가는 핵무기 무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