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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가장 추악한 순간”… 스미스 파문 일파만파

“오스카 가장 추악한 순간”… 스미스 파문 일파만파

Posted March. 30, 2022 08:40,   

Updated March. 30, 20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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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에서 시상자를 폭행한 남우주연상 수상자 윌 스미스(사진)에 대해 2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이 거세지자 스미스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내고 사과했지만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스미스를 규탄하며 사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전날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미스는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삭발을 두고 농담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제이다는 탈모증 진단을 받고 삭발했다.

 AMPAS는 사건 조사 착수 성명에서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 사건에 대한 공식 검토를 시작했으며 내규와 캘리포니아 주법(州法) 등에 의거해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다른 성추문 영화인들처럼 아카데미 회원 자격 박탈 같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사건이 터졌을 때 스미스를 시상식장에서 끌어내야 하는지 논의가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했고 자칫 생중계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매체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할리우드 인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잇따라 스미스를 질책했다. 배우 미아 패로는 “오스카의 가장 추악한 순간”이라며 “(록의 발언은) 단순히 농담이었고, 그건 록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미디언 겸 감독 저드 애퍼타우는 “전 세계 코미디언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농담을 못 하도록 하려는 스미스의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행동은) 자기도취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리스 록을) 죽일 수도 있었다. 분노를 통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을 연출한 감독 롭 라이너는 스미스가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폭행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라이너 감독은 “스미스는 록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그의 행동은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했다.

 스미스가 흑인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이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카데미 이사회 흑인 이사인 로저 로스 윌리엄스는 “이 사건은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더 강화할 것”이라며 “그래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준다”고 했다.

 스미스의 행동을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흑인 여배우 티퍼니 해디시는 “자기 아내를 위해 나서는 흑인 남편의 모습은 내게 큰 의미가 됐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했다.

 스미스는 “어젯밤 내 행동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아내의 의학적 상황에 대한 농담을 참기 힘들어서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며 “크리스와 아카데미 관계자, 이를 지켜본 전 세계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