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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자극할라… 바이든, ‘러 정권교체’ 언급 하루만에 번복

푸틴 자극할라… 바이든, ‘러 정권교체’ 언급 하루만에 번복

Posted March. 29, 2022 08:52,   

Updated March. 29, 20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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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러시아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시사한 즉흥 발언을 하루 만에 번복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불거진 잇단 설화(舌禍)에 미국과 서방에서 “끔찍한 실수”라며 비판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한 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 정권 교체를 촉구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폴란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권좌에 계속 남아있을 수 없다”며 푸틴 축출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서방 정상들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유로 핵위협 수위를 높이는 러시아에 확전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의 9개 단어로 된 애드리브가 세계적 대소동을 유발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왈츠 미 공화당 하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 (실수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선전에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이고, 푸틴을 내부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설화에 휩싸인 것은 벌써 세 번째다. 그는 올 1월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소규모일 경우 작은 규모의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가 러시아의 침공을 승인한 것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또 이달 24일엔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동일한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혀 서방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의 ‘레짐 체인지’ 시사 발언이 미국 내 강경론을 감안한 ‘계산된 실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NBC 방송의 27일 여론조사에선 응답자 82%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것’이라고 답했고, 74%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제대로 대처할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엔 28%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