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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오일쇼크’ 공포, 내일 닥친다 생각하고 대책 짜라

커지는 ‘오일쇼크’ 공포, 내일 닥친다 생각하고 대책 짜라

Posted March. 09, 2022 08:25,   

Updated March. 09, 20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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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미국이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수입금지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머잖아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해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러시아는 “금수조치를 하면 유가가 3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원유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으로선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위축과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전망하지만 그 전제는 유가수준이 73달러일 때다. 유가가 이보다 오르면 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120달러로 오르면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1.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본다. 그 이상 치솟는다면 충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한가로운 진단을 내놨다. 5년 만에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는 유류세 인하기간 연장, 기업에 대한 가격인상 자제 요청 등 땜질 대책을 내놓는데 그쳤다.

 진원지가 세계 2위 원유수출국 러시아이고,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때와 달리 강대국간 진영대결로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더 우려스럽다. 오미크론 대확산까지 겹쳐 한국이 물가상승과 불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문턱에 이미 발을 들여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당장 내일 오일쇼크가 닥친다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에너지 비상수급 및 소비저감 방안, 기업·서민 지원책은 물론이고 재정·통화정책을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