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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공약’ 걷어내야 경제 살릴 대통령 보인다

‘산타클로스 공약’ 걷어내야 경제 살릴 대통령 보인다

Posted March. 08, 2022 08:53,   

Updated March. 08, 20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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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신냉전 속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미국이 고강도 금융제재에 이어 러시아산 원유의 금수 조치까지 검토하면서 서방 대 러시아의 충돌 수위는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미중(美中)에 이어 미러 간 갈등까지 본격화하면서 한국은 또 다시 외교안보의 시험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요인들로 요동치고 있다. 원전 공격을 서슴지 않는 러시아는 핵전쟁까지 위협하며 폭주 중이다. 그 여파는 전 세계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등 전방위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더 밀착하며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반중, 반러 연대 규합에 나선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 또한 커졌다. 혼란을 틈타 북한은 올해에만 9번 미사일을 쏘아대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핵개발과 ICBM 발사도 재개할 태세다.

 이에 대응할 현재 우리의 외교력과 안보태세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핵심 동맹인 미국과의 신뢰부터 지난 5년간 끊임없이 흔들렸고, 한일 관계는 최악 수준까지 추락했다.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를 축으로 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반중 연합전선에서 한국은 패싱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잇단 축소, 연기로 한미연합 방위력도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대선후보는 누가 되던지 현 정부의 이런 실패를 딛고 대외정책을 끌고 가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평화’, 윤석열 후보는 ‘힘을 통한 억지력’을 앞세워 각각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의 공약에는 실제 이행이 쉽지 않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도 적지 않다. 이 후보가 내건 실용외교는 자칫 미국과 중, 러 모두에게 외면받는 위험한 줄타기 외교가 될 수 있다. 대북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윤 후보의 강경 기조는 초반부터 남북 간 긴장 고조와 관계 경색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윤 후보는 사드 추가배치에 대해서도 배치 효과와 장소, 시기 등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교안보 공약은 두 후보가 경쟁적으로 유사 공약을 쏟아낸 다른 분야와 달리 접근방식에 있어서 차이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4강 정책을 어떻게 펼치느냐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들 공약의 큰 방향성부터 세부내용까지 꼼꼼히 뜯어보는 것은 한반도의 운명을 손에 쥔 유권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