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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주민센터에 생필품 전달 기부가족

Posted February. 03, 2022 08:22,   

Updated February. 03, 20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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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과 자녀의 생일마다 5년째 지역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생필품을 전달해온 부산의 ‘기부천사 가족’ 사연이 알려졌다.

 부산 북구 화명3동 행정복지센터는 임인년(壬寅年)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6일 화명3동에 사는 류동령 씨(42) 가족이 센터를 찾아 기부물품을 전해 왔다고 2일 밝혔다. 류 씨는 동네 시장에서 구입한 쇠고기 세트 5개와 과일 5상자 등 1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건네며 “어려운 이웃이 설을 풍성하게 보낼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류 씨는 6세 딸인 서진 양과 130일 된 아들 서준 군 명의로 기부를 했다. 류 씨 가족의 이 같은 기부는 15회가 넘고 햇수로는 5년째다. 비싼 물품을 한꺼번에 건네는 것이 아니라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생필품을 구입해 행정복지센터에 건넸다.

 첫 기부는 서진 양의 돌잔치가 열린 2018년 8월이었다. 류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첫 생일에 든 비용보다 축의금이 많이 들어와 이를 의미 있게 쓰고 싶었고, 집과 1분 거리인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쌀 90kg을 전달했다”며 “그 후 자녀 생일과 명절 때마다 자녀 이름으로 쌀을 기탁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선행이 계속되자 행정복지센터는 “쌀은 정부에서도 지원하니 어려운 이웃이 더 필요로 하는 것을 전하면 좋겠다”고 안내했고 류 씨는 “그럼 (필요로 하는 물품의) 목록을 뽑아 달라”고 했다. 이후 류 씨는 선풍기 같은 가전제품이나 포도 등의 과일을 사서 기부하기도 했다.

 류 씨는 지난해 9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75만 원을 받자 이를 한 푼도 쓰지 않고 쇠고기를 산 뒤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기부의 동기를 묻자 “뚜렷한 이유는 없다”며 말을 아끼던 류 씨는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어려운 이웃에게 정을 나눌 줄 아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 2012년부터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해왔다는 류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되레 매출이 늘어 더 열심히 기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