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방한 등 이벤트를 통해 남북 통신선 차단 이후 또다시 단절된 남북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일본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핵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한다. 노 본부장은 12일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생산적인 협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지난달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만난 것과 관련해선 “지금 계속 열지 못하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자 하는 양국 정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대북 인도적·방역 지원 논의에 더해 북한을 끌어내는 새로운 방안을 (일본에서)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은 북한이 7월 초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데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은 14일 1박 2일 일정으로 10개월 만에 방한해 1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와 함께 미중 갈등 속 미국의 중국 견제에 참여하지 말라는 요청을 해올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참가를 요청하면서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내 화상상봉장을 방문해 이산가족 화상상봉 시연회에 나선다. 이 장관은 “북한에 추석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제안하겠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 협력의 시작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정부는 이번 주 남북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 기념일(17일)도 있는 만큼 북한이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호응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경제 제재 완화 등 확실한 당근이 없으면 북한은 당분간 코로나19 방역 리스크를 안고 외교 무대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