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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마윈… 중국 후판대 총장서도 물러나

시련의 마윈… 중국 후판대 총장서도 물러나

Posted May. 25, 2021 08:23,   

Updated May. 25, 20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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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중국 금융규제의 후진성을 비판해 당국의 눈 밖에 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7) 창업자가 자신이 세운 후판(湖畔)대 총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고 2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마윈이 후판대에서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우려한 당국이 모종의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윈은 2015년 재계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고향인 저장성 항저우에 일종의 ‘재계 엘리트 양성소’ 후판대를 설립했다. 당국으로부터 공식 학교로 인가받은 적은 없지만 까다로운 입학 기준으로 소수 정예만 선발해 중국 현지에서는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학교’로 불린다. 그간 후판대는 최소 3년 이상 운영된 정규직 직원 30명 이상, 연 매출 460만 달러 이상인 회사의 설립자에게만 문호를 개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판대는 설립 후 지난해 10월까지 5년간 총 1만1788명의 지원서를 받았지만 불과 254명의 입학만 허용했다.

 이미 후판대 웹사이트에 있던 마윈의 사진 또한 사라지고 교실 사진으로 대체됐다. 앞서 이달 중순 후판대는 학교 명칭에서 ‘대학’을 삭제했고 올해 3월에는 신입생 모집도 중단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은 20일 “후판대는 사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조직이며 학위를 수여할 수 없다”며 후판대 학생들이 특정 조직에 참여해 관계를 만들려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FT는 후판대의 인기가 학교 자체의 특성 및 교과과정이 아닌 마윈 개인의 인기에 기반했던 만큼 그가 총장에서 물러나면 후판대가 학생 모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당포 영업’ 발언 직후부터 마윈과 알리바바는 전방위적 탄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홍콩 증시 상장을 앞뒀던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전격 취소됐다. 당국은 올해 초 알리바바에 182억 위안(약 3조2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반독점 과징금도 부과했다. 마윈 또한 공개석상에서 종적을 감춰 ‘실종설’ ‘신변 이상설’ 등이 나돌았다. 그는 발언 7개월 만인 이달 10일에야 알리바바의 사내 오프라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그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중국 당국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