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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레알 마드리드 살림꾼 벤제마 “부항은 나의 힘”

12년째 레알 마드리드 살림꾼 벤제마 “부항은 나의 힘”

Posted April. 29, 2021 08:20,   

Updated April. 29, 20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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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프랑스 출신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34)를 국내 축구 마니아들은 ‘벤 총무’라고 부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등 수많은 특급 공격수들이 팀에 머물다 차례로 떠난 가운데서도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12년간 묵묵히 최전방 자리를 지키며 스타 동료들을 살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소위 팀을 먹여 살렸기 때문이다.

 작은 부상으로 몇 경기 쉬긴 했지만 장기 결장을 한 적은 없다. 2월에도 내전근에 부상을 당했지만 3경기 만에 돌아왔다. 지금도 꾸준히 식단 관리를 하고, 부항으로 몸의 피로를 풀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나 호날두만큼 확 눈에 띄지는 않지만 조직의 믿음직한 살림꾼 역할을 하는 총무에 빗대 벤제마의 존재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참 전성기 때 6000만 유로(약 805억 원)에 육박했던 몸값은 현재 2500만 유로(약 335억 원)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천후 공격수로 알짜 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21골로 메시(25골)에 이어 득점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553경기에 출전해 277골(142도움)을 기록한 벤제마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첫 경기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벤제마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20∼2021 UCL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첼시의 크리스천 펄리식의 선제골 뒤 동점골을 넣으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비가 와 그라운드가 젖은 상황에서도 문전에서 침착한 공 컨트롤로 기회를 노리던 벤제마는 전반 23분 왼발 슛으로 골대를 강타한 데 이어 6분 뒤 머리로 공을 몸 중심으로 트래핑한 뒤 절묘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 골은 벤제마의 UCL 통산 71번째 득점. 벤제마는 호날두(134골), 메시(120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73골)에 이어 라울 곤살레스(전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UCL 통산 득점 순위에서 공동 4위로 올라서며 ‘빅매치’에 강한 공격수임을 다시 입증했다.

 한편 이날 선제골을 넣은 풀리시치도 미국 남자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UCL 4강에서 골을 터뜨렸다.

 2015∼2016시즌부터 대회 3연패 달성 뒤 두 시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5월 6일 첼시의 안방인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결승행을 놓고 2차전을 벌인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