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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제니 한 “한국 음식-문화 소개할 수 있어 좋았다”

한국계 제니 한 “한국 음식-문화 소개할 수 있어 좋았다”

Posted January. 30, 2021 08:13,   

Updated January. 30, 20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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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하이틴 로맨스물 여자 주인공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이라는 것. ‘퀸카로 살아남는 법’ ‘클루리스’ 같은 고전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키싱 부스’까지 이어져온 이 공식을 깬 작품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제니 한 작가(41·사진)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다. 한국계 미국인인 여주인공 ‘라라 진’이 짝사랑하는 남자들에게 쓴 편지가 해당 남자들에게 배송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시즌1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즌3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까지 제작됐다.

 특히 시즌3에는 라라 진이 돌아가신 엄마의 나라인 한국으로 가족여행을 오는 내용이 있어 서울에서 촬영했다. 남산타워, 한강, 광장시장, 노래방 등 서울의 곳곳이 카메라에 담겼다.  

 다음 달 12일 마지막 편인 시즌3 공개를 앞두고 한 작가와 라라 진 역의 라나 콘도어(25), ‘피터’ 역의 노아 센티네오(25)를 29일 화상으로 만났다.

 “남산타워에서 촬영할 때 부모님과 이모, 삼촌을 촬영장에 초대했어요. 굉장히 뿌듯해하셨죠. 작가로서의 제 삶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 제작진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음식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한 작가)

 라라 진은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하는 남산타워 사랑의 자물쇠를 찾아 직접 자물쇠를 채우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춤추며 노래한다. 한국어 간판이 가득한 광장시장에서 국수도 먹는다. 베트남계 미국인인 콘도어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화장품에 정말 관심이 많았는데 직접 구경하고 쇼핑도 할 수 있었죠. 한국 야구장에서 먹었던 프라이드치킨은 제가 먹은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어요.”(콘도어)

 콘도어는 이 영화로 하이틴 여주인공에 대한 편견을 깬 것에 대해 “주인공을 맡기 전과 후 들어오는 대본과 캐릭터가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주인공이 돼 주류 미디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라 진 역을 맡아 그런 변화에 작게나마 기여해 꿈을 이룬 것과 같아요.”(콘도어)

 한 작가는 라라 진이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공감할 구석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라 진은 누구나 자신과 닮은 구석을 찾을 수 있는 캐릭터예요. 따뜻한 마음과 용기를 가졌기에 더 깊게 공감한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따뜻하고 선한 인물에게 사람들이 더 매력을 느끼는 것 아닐까요?”(한 작가)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