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소니’ 토트넘 손흥민(29)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경기에서 페널티킥 골 하나 없이 12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는 1골 차에 불과해 역사적인 EPL 득점왕이 꿈만은 아니다.
이제는 ‘월드 클래스’가 된 손흥민이지만 크게 아쉬운 게 하나 있다. 2010∼2011시즌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아직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이다.
그런 손흥민이 4월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EPL 명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다.
맨시티는 7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리그컵 준결승전 방문경기에서 존 스톤스(27·영국)와 페르난지뉴(36·브라질)의 연속 골에 힘입어 ‘맨체스터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017∼2018시즌부터 우승을 거듭해 온 맨시티는 4시즌 연속 우승을 노린다. 7일 현재 EPL에서는 토트넘이 4위, 맨시티가 5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승점은 29로 같지만 골 득실에서 토트넘이 앞선다.
맨시티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 진출하자 토트넘 팬들은 ‘맨시티 킬러’ 손흥민을 언급하며 기대를 보였다. 손흥민은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맨시티와의 8강에서 1·2차전 합계 3골을 쏘아 올리며 토트넘을 4강 진출로 이끌었다. 자신의 유럽 통산 150골 가운데 사우샘프턴(10골)과 도르트문트(9골)에 이어 맨시티(6골)를 상대로 3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팬들은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토트넘 스퍼스 익스프레스’에 손흥민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그들을 쫓아낼 준비가 돼 있다”, “우리에게는 맨시티 킬러 ‘손’이 있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토트넘의 조제 무리뉴 감독(58)에게도 이번 카라바오컵 우승은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기회다. EPL 첼시에서 3차례 리그컵을 들어 올렸던 무리뉴 감독은 두 번째 EPL 팀이었던 맨유에서도 1차례 정상에 올랐다. EPL 3번째 팀인 토트넘에서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면 카라바오컵 역대 최다 우승 감독이 된다. 지금까지 리그컵에서 4회 우승한 사령탑은 무리뉴 감독 외에 ‘맨유의 전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80), 브라이언 클러프 전 노팅엄 포리스트 감독(1935∼2004)이 있다. 만약 토트넘이 진다면 맨시티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50)이 4회 우승으로 무리뉴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