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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포인트 추가한 손흥민

Posted June. 25, 2020 08:19,   

Updated June. 25, 20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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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수의 엉덩이가 조금 더 컸거나, 수비수가 엉덩이를 조금 더 뒤로 내밀었더라면….”

 24일 새벽 밤잠을 설치며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웨스트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를 TV로 시청한 국내 축구팬들은 이런 탄식을 내뱉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의 ‘복귀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취소됐기 때문이다.

 전반 45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히오바니 로셀소의 패스를 받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펄쩍 솟구치며 포효한 손흥민. 하지만 호쾌한 골 세리머니의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VAR를 시행한 결과 로셀소가 패스를 시도할 당시 손흥민의 왼발이 골대 쪽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던 웨스트햄 수비수 라이언 프레더릭스의 엉덩이보다 10cm가량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심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면서 손흥민의 득점을 취소시켰다. 득점이 인정됐다면 손흥민은 네 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수 있었다.

 득점 무산에도 실망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빈 손흥민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후반 37분에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해리 케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2월 16일 애스턴 빌라전(2골)에서 오른팔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EPL이 중단되면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로 4개월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그는 그라운드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192일 만(한국 시간 기준)의 공격포인트 작성에 성공했다. 1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2019∼2020시즌 EPL 9골 8도움(시즌 16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내고 코로나19로 인한 휴식기에 복귀한 케인도 ‘특급 도우미’ 손흥민 덕분에 6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케인이 EPL에서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득점한 것은 지난해 12월 8일 번리전 이후 199일 만이다.

 토트넘의 2-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VAR에 따른 결과를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심판들이 잘 결정했다 오프사이드는 오프사이드였다”고 말했다. 그는 “(득점 취소가) 아쉬웠지만 번복할 수 없기에 인정했다. 더 좋은 득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날 토트넘 선발 선수 중 패스 성공률 1위(95.2%)를 기록하는 등 실전 감각을 완벽히 회복한 모습을 보인 손흥민은 팬 투표로 선정되는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59.4%(총 투표수 6146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그는 “늦은 시간에도 나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월 애스턴 빌라전 이후 8경기(FA컵 등 포함) 만에 승리한 토트넘은 승점 45(12승 9무 10패)로 EPL 8위에서 7위(24일 현재)로 한 계단 올라섰다. 최종 순위 4위까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토트넘과 4위 첼시(승점 51)의 승점 차는 6으로 줄었다.

 토트넘은 7월 3일 오전 2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방문경기를 치른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