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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새 유니폼 입고 날아보자 훨훨~”

OK저축은행 “새 유니폼 입고 날아보자 훨훨~”

Posted November. 03, 2018 09:24,   

Updated November. 03, 20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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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이틀 앞두고 1일 OK 저축은행 선수단은 급히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었다. KDB생명이 해체된 후 팀 이름이 없어 민무늬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촬영을 했던 선수들은 이날에야 ‘OK저축은행 읏샷’이라는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받았다.

 최근 6시즌 6개 팀 중 하위권만 전전(6-5-6-6-5-6위)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해체된 KDB생명은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에서 위탁운영을 맡아 올 시즌을 ‘팀WKBL’로 날 뻔했다. 하지만 개막 10일전 극적으로 네이밍 스폰서를 구했다.

 이름은 생겼어도 아직 구단 주인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숙소도 훈련장도 셋방살이 중이다. 31일 훈련장인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를 찾았을 때도 선수들은 이제는 익숙한 듯 셔틀콕을 주고받는 배드민턴 동호인들 옆에서 훈련했다. 행사 때마다 숙소도 비워줘야 해 선수들은 캐리어에서 짐도 풀어놓지 못한다.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은 “더 운동하고 싶어도 훈련장이 없어 못 하는 여건이 힘들기는 하지만 이건 결국 우리 선수들이 만든 거다. 선수들에게 ‘공동의 책임이다.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 말자’고 했다. 지금은 부모, 집 없이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선수들에게 열심히 해서 다시 좋은 집에 양자로 가자고 했다”며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1차적으로는 4위가 목표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경기 과정에서 투지나 의지가 보였으면 한다.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자유계약(FA)으로 이적한 이경은(신한은행)이 맡았던 주장은 베테랑 한채진(34)이 다시 맡는다. 팀 해체만 두 번(현대, KDB생명) 겪게 된 한채진은 “어렸을 때는 내 살길을 찾기 바빴는데 이제는 언니로서 어린 선수들이 걱정이 되더라. 네이밍 스폰도 해주셨으니 이제 저희가 승리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할 때까지 주장을 할 수는 없다. 이제 다음 시즌에는 후배에게 넘겨줘야 한다”며 올 시즌 후배들의 성장을 바란 한채진은 “이번에 남자 프로농구를 보니 이대성(모비스) 선수가 과감성이나 공격성이 엄청 좋아졌더라. 원래도 수비는 악착같이 잘했지만 성장한 게 눈에 보였다. 밑의 선수들이 올라오니 양동근 아저씨 뛰는 시간도 줄더라. 저도 비슷하게 돼야 할 것 같다. 우리 팀에서도 ‘여자 이대성’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모비스 성적도 좀 닮아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OK저축은행에는 2013∼2014시즌을 끝으로 KEB하나은행에서 은퇴했던 국가대표 센터 출신 정선화(33)도 복귀해 힘을 보탠다.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는 2쿼터에서 정통 센터인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은퇴했던 정선화에게 정 감독은 “40분 다 뛰라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주면 된다”고 용기를 줬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네 언니’가 되려고 한다”는 정선화는 “작은 역할을 맡아도 큰 몫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2분이라도 정말 필요한 걸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OK저축은행은 5일 오후 7시 안방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KEB하나은행과 개막전을 치른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