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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크리스마스 트럭테러 12명 사망

Posted December. 21, 2016 08:19,   

Updated December. 21, 2016 08:22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19일 밤(현지 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즐기던 군중을 향해 대형 트럭이 돌진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민간인을 노린 ‘소프트타깃’ 테러로 보인다.

 트럭이 돌진한 장소는 크리스마스 약 한 달 전부터 트리와 장식품을 파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선 베를린 서부 번화가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트럭은 시속 65km로 달리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덮쳤고, 50∼80m 정도를 계속 달렸다. 사람들과 가판대를 계속 치다가 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충돌한 뒤에야 멈췄다.

 독일 정부는 테러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나 테러를 담당하는 연방검찰이 수사를 지휘하는 등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7월 14일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발생한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테러 때도 대형 트럭이 범행 도구로 사용됐다.

 트럭 운전자는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출신 난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럭 운전자가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해와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트럭 보조석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사망)은 폴란드 국적이고, 트럭도 폴란드에 등록된 차량으로 확인됐다.

 유럽 최대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벌어진 악몽 같은 사건으로 시민들의 마음은 얼어붙었다. 위르겐 뮐러 씨는 AP통신에 “1년 중 가장 밝고 따뜻해야 할 시간이 가장 잔인한 시간으로 변했다”며 “시리아 난민들의 처지를 이해하지만 그들이 늘어나면서 테러 위협도 커졌다. 이번 사건도 IS가 주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군터 씨는 “크리스마스에 임박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를 집단은 IS나 종교적 극단주의자밖에 없는 것 같다”며 “가장 슬픈 크리스마스가 됐다”고 침통해했다.

 그동안 IS는 기독교 시설과 신자들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번 사건이 IS 소행의 테러로 밝혀지면 독일은 물론 유럽 전체가 다시 한번 IS 테러에 대한 공포감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시리아 난민을 적극 수용했던 독일은 난민 문제로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난민의 어머니’로 불릴 만큼 난민에게 포용적인 모습을 보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됐다. 반대로 이민자 규제를 주장해온 ‘독일을 위한 대안(AfD)’ 같은 극우 정당은 내년 총선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맹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범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이번 사건을 ‘이슬람 테러범의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IS와 이슬람 테러범들이 기독교도를 학살했다. 그들의 세계 네트워크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