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맥주는 안 마십니다. 다시 가져가 주시고 다른 것으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외부 인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일본 아사히맥주가 나오면 종업원을 불러 이같이 주문한다. 김 장관은 만찬 자리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편이다. 그런 김 장관이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아사히맥주를 거부하면 참석자들은 으레 고개를 갸우뚱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김 장관은 아사히맥주 회사가 일본 우익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 제품 이용을 자제하려 한다고 설명한다. 아사히맥주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처럼 역사 왜곡 교과서를 만드는 우익단체를 지원하는 주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거센 불매운동의 대상이 돼 왔다.
김 장관뿐 아니라 외교부의 다른 간부들도 요즘 이 회사의 맥주를 마시지 않고 있다. 독도와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과 외교 전쟁을 벌여온 외교관들이 간접적으로라도 그런 일본 우익단체들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아사히맥주뿐 아니라 마일드세븐, 니콘, 유니클로 등 우익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일본 기업의 상품들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미 아사히맥주는 독도의 눈물이요, 마일드세븐 담배 연기는 독도의 한숨이다 같은 문구도 등장했다.
최근엔 구글과 애플이 독도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를 병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들 제품을 쓰지 말자는 이야기도 누리꾼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구글이나 애플은 일본 기업이 아닌 데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은 제품 선호도가 높아 불매운동이 폭발적인 호응은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본 우익단체는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틈타 최근 목소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매춘부라 부르는가 하면 일본에 주재하는 한국인들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며 거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위안부 기림비 말뚝테러 사건도 일본 우익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이정은 light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