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시댁에 드리는 선물인 예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인 품목이던 예단 삼총사(반상기, 은수저, 이불) 대신 손거울 귀이개 동전주머니 등으로 구성된 애교 예단(사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허례허식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새로운 결혼문화를 상징하는 사례다.
애교 예단에 들어가는 품목마다 뜻이 담겨 있다. 손거울은 어머님, 저 예쁘게 봐 주세요, 귀이개는 (저에 대해) 옳고 좋은 말만 들어 주세요, 동전주머니는 알뜰하게 잘 살겠습니다라는 의미다. 여기에 시부모의 기대에 부응해 자신을 돌보겠다는 의미로 경대()를 넣거나 나쁜 기운을 떨쳐낸다는 뜻의 팥과 찰떡궁합으로 잘 살겠다는 뜻의 찹쌀을 넣은 청색 홍색 주머니를 추가하기도 한다.
애교 예단은 예비 신부가 원하는 품목을 고른 뒤 다양한 색상의 실크 보자기로 포장한다. 세트 가격은 3만50만 원. 최지은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는 정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애교 예단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애교 예단은 예단 비용을 혼수 마련이나 전세자금에 쓰는 경우가 늘며 등장한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염희진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