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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명운 가르는 특허전쟁 패하면 문 닫을수도 (일)

기업 명운 가르는 특허전쟁 패하면 문 닫을수도 (일)

Posted August. 02, 2012 08:18,   

이날 법원은 삼성전자의 핵심적인 증거 제시를 막아 빈축을 샀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인 2006년부터 개발해 2007년 2월 발표한 F700 제품 개발에 대해 증언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 전부터 일관된 디자인 흐름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도 배심원들에게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사는 이에 대해 항의하며 이 자료들을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특허 대응 잘못하면 명운() 갈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특허가 기업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로 25억2500만 달러(약 2조8500억 원)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으며 앞으로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사용할 때마다 기기당 90100달러의 사용료 지급을 요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며 그 대가로 기기 가격의 2.4%를 로열티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2분기(46월) 2600만 대의 아이폰을 판 애플은 3억7500만 달러(약 4300억 원)의 로열티를 삼성에 내야 한다. 어느 쪽이건 패소하면 애써 번 돈을 고스란히 경쟁사에 갖다 바쳐야 하는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다.

웬만한 영어사전에도 나올 정도로 카메라 회사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특허전략에서 실패해 위기에 빠진 대표적 기업이다. 코닥은 1980년대 후반 즉석카메라 업체 폴라로이드와의 특허소송에서 져 손해배상금 8억7300만 달러를 비롯해 판매한 즉석카메라 회수, 소송비용, 공장 폐쇄 등으로 당시 화폐가치 기준으로 총 30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도둑질 하러 갔더니 먼저 훔쳐가

아무리 혁신적 기술이 있어도 특허전략을 잘못 세워 실패한 사례도 많다. 1988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윈도가 자사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기술을 베꼈다고 제소했다. 하지만 MS는 법원에서 애플도 제록스의 기술을 참조했다는 것을 증명했고 애플은 패소했다.

이후 애플은 PC시장 주도권을 MS에 완전히 빼앗긴다.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빌 게이츠 MS CEO를 도둑이라고 비난하자 게이츠가 제록스라는 부자 이웃집에 TV를 훔치러 갔더니 이미 애플이 훔쳐갔더라고 반박한 것은 유명하다.

특허 경영은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이 됐다.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특허전략을 경영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제품 개발단계부터 특허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특허출원수로는 세계 4위 수준에 올랐지만 질적 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기술무역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도 특허 선진국에 지불하는 로열티 때문이다. 한국의 기술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006년 29억4100만 달러에서 2010년 68억8900만 달러로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특허권 보호수준도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특허소송 1건당 평균 손해배상액은 약 5000만 원으로 미국의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정재윤 박현진 jaeyuna@donga.com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