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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메아리가 되었다 (일)

Posted March. 02, 2012 07:40,   

목소리의 주인공은 엔도 미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미야기() 현의 조그만 어촌마을인 미나미산리쿠() 동사무소 위기관리과 직원이었다. 당시 나이 24세. 결혼 8개월 차 새댁이었다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그날 오후 2시 46분. 3층짜리 방재대책청사 2층에 위치한 위기관리과 천장과 책상이 요동쳤다. 경험해 보지 못한 강진이었다. 뒤따를 위기를 직감한 미키는 방송실로 뛰어들어 무선 마이크를 잡았다.

높이 6m의 큰 쓰나미가 예상됩니다. 바닷물 빠지는 모양이 심상치 않습니다. 즉시 고지대로 대피해 주세요. 해안 근처에는 절대로 다가가지 마세요.

미키의 다급한 목소리가 마을 전역에 울려 퍼졌다. 미키의 방송이 30분가량 이어졌을까, 멀리서 벌떡 일어선 바다가 들어왔다. 옥상에 이미 대피해 있던 직원 30여 명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쓰나미가 왔다.

일촉즉발의 순간. 그래도 미키는 마이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목소리는 높아졌고 호흡은 가빠졌다. 높이 10m 이상의 큰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빨리, 빨리, 빨리 고지대로 피하세요. 빨리 피하세요.

방조제를 가볍게 넘은 검은 바다는 굉음을 내며 해안에서 300m가량 떨어진 방재청사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덮쳐 왔다.



배극인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