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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생 살릴 길 찾을까

Posted April. 11, 2011 09:16,   

최근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해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KAIST 안팎에서 이번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우선 학교 측은 11일부터 이틀 간 휴강을 해가며 학생과 교수들이 대책을 논의한다. 학교 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국회는 서남표 총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KAIST는 11, 12일을 자살한 학생들에 대한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또 이 기간에 수업은 하지 않고 1만여 명의 학생과 교수 580명의 교수들이 학과 별로 자살사건을 포함한 학교 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여기에서 모아진 의견을 토대로 12일 오후 2차 총장-학생 간담회를 갖는다.

교수협의회는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대책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15일에는 오명 이사장이 소집한 긴급 임시이사회도 열린다. 정기 이사회가 아닌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당연직 이사인 서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학생 자살 사태 이후 내놓은 이른바 성적에 따른 차등 등록금제 폐지, 100% 영어수업 개선방안, 학생 정신상담을 위한 상담원 증원 등 대책을 보고할 예정이다. 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긴급 이사회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에는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진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 시간에 서 총장을 출석시켜 원인과 대책 등에 대해 따져 물을 예정이다. 진보 신당 등이 서 총장의 책임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거취 공방도 예상된다.

9, 10일 KAIST 학생전용게시판에는 교수와 졸업생들까지 가세해 해법과 의견을 제시했다. 수학과 한모 교수는 서 총장은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한다. 이제 명예로운 퇴임 시기를 놓친 듯하다며 서 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우수학생 장학금을 많이 줘야 하는데 사립대학보다도 높은 등록금에 우수학생을 위한 추가 장학금이 사라진 이유는 학교가 펀드에 무모하게 투자했다가 몇 백 억을 날렸고 건물공사를 많이 벌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산업디자인학과 휴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서남표 총장님 힘내세요라는 글을 통해 수학 과학 기반이 없는 전문계고나 일반고 출신을 제외하고 정말 최선을 다했음에도 학점이 3.0(등록금 부과 기준)이하로 나오는 사람이 대체 KAIST에 몇이나 있느냐며 학비를 부과하면서 책임감을 강조한 서 총장 생각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