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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s 정유업계 기름값 적정성 논란 진실은?

정부 vs 정유업계 기름값 적정성 논란 진실은?

Posted February. 11, 2011 09:21,   

국내 휘발유 값은 OECD 최고 수준

휘발유 값의 진실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시킨 것은 9일 윤 장관의 국내 휘발유 값에 대한 발언이다. 윤 장관은 이날 국내 세전 휘발유 상대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볼 때 113.2로 높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OECD 국가의 휘발유(13주 평균) 평균가격(세전)은 L당 924.9원인 데 반해 한국은 1046.7원으로 일본(1173.5원) 다음으로 비싸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정부의 분석이 틀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 장관이 인용한 석유공사의 통계는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고급휘발유를 놓고 비교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일반적으로 옥탄가 95 이상인 휘발유를 쓰지만 국내에서는 고급휘발유가 전체 휘발유 매출의 1%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휘발유 값이 비싸진다. 특히 정유업계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옥탄가 9194의 보통휘발유 값은 OECD 평균 휘발유 값보다 5%가량 싸다는 주장이다. 국내 휘발유 값이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정부의 지적이 틀린 셈이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 값이 OECD 평균보다 싸다는 정유업계의 반박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비슷한 품질(옥탄가 92)의 휘발유를 쓰는 OECD 11개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휘발유 값은 그리 싼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한국의 보통휘발유 값은 L당 814.2원으로 11개 국가 가운데 5위에 해당해 평균가격(802.8원)보다 높았다

국내 유가는 오를 땐 더 오르고 내릴 땐 찔끔 내린다

국내 휘발유 값과 국제 유가의 비대칭성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직접 조사를 지시했을 정도로 정부가 벼르고 있는 문제.

하지만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값의 비대칭성은 해외 기준가격과 국내 판매시점 탓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정유회사가 국내 휘발유 값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현물 가격)은 1주일 전 주간 평균가격으로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원유를 국내로 가져오는 데도 1, 2개월이 필요해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을 같은 시점으로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값의 비대칭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값 간의 두 달간의 시차를 감안해 조사한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1월부터 2008년 11월 말까지 국제 휘발유 값이 1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 값은 1.15원 올랐지만 국제 휘발유 값이 1원 내릴 때는 0.93원만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휘발유 값은 국제 휘발유 값이 오를 때 15% 더 오르고 내릴 때는 7% 덜 내렸다는 의미다.

정유사의 수출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싸다

지난해 급증한 정유회사들의 수익을 놓고도 정부와 정유업계의 해석이 엇갈린다.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석유사업에서 매출 30조3617억 원, 영업이익 985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은 25.1%, 영업이익은 23배로 늘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35조3158억 원으로 전년보다 26.5%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2001억 원으로 60.3%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내 휘발유 판매의 마진은 판매 가격의 2%에 불과해 대부분의 이익이 수출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은 다르다. 정유회사들의 수출 가격과 국내 판매 가격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공정위 보고서는 1997년 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국제 휘발유 값이 1원 오를 때 정유회사들이 해외에 수출한 휘발유 값은 0.9원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때 해외에 수출하는 휘발유 값은 덜 올리고 국내 휘발유 값은 더 많이 올리고 있다는 것. 결국 수출로 올린 정유회사들의 매출 중 일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출 가격을 전가시킨 대가라는 의미다.



문병기 황형준 weappon@donga.com constant25@dong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