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그룹 가운데 1위인 삼성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현대자동차 SK LG 등 다른 그룹과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룹의 임원이 회사를 떠나 다른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됐을 때의 경영성과는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자동차 출신이 최고였다.
또 4대 그룹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일명 SKY 대학 출신 전현직 임원이 가장 많은 그룹은 SK(54.3%)였다. 지방대 비중은 현대차가 33%로 가장 높았다.
동아일보는 NICE신용평가정보 후즈라인의 기업인물 약 40만 명의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2009년 기준 4대 그룹의 실적과 출신 CEO가 낸 성과, 학력 등을 심층분석했다. 매년 외부감사를 받는 자산총액 100억 원 이상인 기업 1만7422개가 분석대상이었다.
LG 출신도 삼성 출신 앞서
삼성은 규모에서 다른 그룹을 압도했다. 자산 359조1117억 원, 매출 220조667억 원, 영업이익 16조561억 원, 당기순이익 18조2698억 원으로 4대 그룹에 속한 다른 기업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가까이 됐다. 자산은 200조 이상 많았다. 규모가 이렇게 차이 나는 것은 다른 3개 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여러 갈래로 분리된 반면 삼성은 비교적 온전히 예전부터 내려오던 주력사업 부문을 잘 지켜낸 덕분이다.
삼성의 압도적인 실적 덕분에 그룹을 떠나 외부에서 활약하는 삼성 출신 CEO는 133명으로 현대차(55명) SK(73명) LG(79명) 출신 CEO보다 훨씬 많았다.
삼성 출신 CEO가 경영하는 기업의 매출액은 평균 3553억 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전체 CEO의 평균 매출(1150억 원)의 3배가 넘었고, 이들의 평균 순이익(125억 원)도 전체 평균(41억 원)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와 LG 출신 CEO가 삼성 출신보다 성적은 더 좋았다. 현대차그룹 출신 CEO가 경영하는 기업의 평균 매출은 1조9190억 원, 순이익은 1709억 원이었다.
이는 업종이 달랐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인 현대차 출신 CEO 55명 가운데 31명은 제조업체 CEO지만 삼성 출신 CEO 133명은 정보기술(IT39명), 제조업(29명), 건설(20명), 유통(19명) 등 다양한 분야에 흩어져 있었다.
비교 시점인 2009년은 2008년 말 터진 세계 금융위기 직후라 대부분의 금융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은 반면 한국 제조업, 특히 현대차 출신 CEO들이 많이 진출하는 자동차 업종은 미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의 상대적 부진을 틈타 이 시기에 크게 도약했다.
눈에 띄는 건 LG그룹 출신 CEO였다. 79명의 LG 출신 CEO도 IT(20명), 유통(12명), 제조(12명), 소비재(11명) 분야에 골고루 진출해 있었지만 이들의 평균 매출액(6682억 원)과 순이익(482억)은 각각 삼성 출신의 2배와 4배에 이르렀다. 금융업종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 출신의 금융업종 CEO는 8명으로 전체 금융업종 CEO 989명 가운데 0.8%에 불과했다. 반면 삼성 출신 금융업종 CEO는 12명으로 1.2%를 차지했다. 인원수 차이는 얼마 나지 않지만 금융업종은 이번 조사대상 8개 산업분류 항목 가운데 474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이었다.
SKY 임원 비중, SK가 1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전현직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의 전현직 임원 1955명 중 자료가 없는 473명을 제외한 148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3%가 이른바 SKY 출신이었다. 이 비중은 LG그룹(43.5%)과 삼성그룹(35.7%), 현대차그룹(29.2%) 순으로 낮아졌다. 지방대 비중은 현대차가 33%로 가장 높고 SK그룹은 16.9%로 가장 낮았다.
4대 그룹 전현직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는 자료가 확보된 6131명 가운데 약 4.2%인 261명을 배출한 경기고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고 213명, 경복고 206명 순이었다.
김상훈 김현수 sanhkim@donga.com kimh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