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박근혜의 힘 (일)

Posted December. 21, 2010 08:39,   

日本語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복지의 깃발을 들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갔다.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 공청회가 첫 마당이었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이 발의한 법안의 공청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앞으로 안보 경제 분야 등 다양한 정책 이슈에 대한 박근혜 식 해법 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야권 이슈 선점 나서

박 전 대표가 이날 공청회에서 공개한 박근혜 표 복지 구상은 그동안 여야가 벌여온 복지 공방의 절충안에 가깝다.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야당은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보는 보편적 복지를, 여당은 저소득층에 복지정책을 집중하는 선별적 복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맞춤형 복지라는 개념으로 양쪽 주장을 일정부분 받아들이면서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금을 지급하는 전통적 사회보장제도에서 벗어나 출산에서 노후생활까지 생애주기별로 소득보장 대신 생활보장 중심의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겠다는 게 박 전 대표의 구상이다.

박 전 대표는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 논쟁이 많은데 이분법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둘이 함께 가야 한다며 전 국민에게 각자 평생의 단계마다 필요한 맞춤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복지구상은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의 틀을 뛰어넘은 선진형 복지라고 설명했다.

발의 법안 첫 공청회

이날 공청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70여 명의 여야 의원이 참석했다. 280석의 좌석이 꽉 차는 등 400여 명이 몰려 복도까지 인파가 줄을 이었다. 박 전 대표가 연설을 할 때마다 큰 박수가 쏟아져 2012년을 향한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박희태 의장은 축사에서 유력한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가 오늘 한국형 복지의 기수로 취임하는 날이라며 박 전 대표가 복지의 창시자는 아니더라도 복지의 증시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안상수 대표도 축사에서 복지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념을 담아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자리인 만큼 우리나라가 복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행보에 대한 견제와 반격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대 최성재 안상훈, 성균관대 안종범 교수 등과 함께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1년 가까이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일찌감치 대권주자로서 정책 홍보에 나서자 야권은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근 박 전 대표 때리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 원내대표는 유신 관계자들은 역사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 한국형 민주주의가 유신독재로 나타났는데 박근혜 표 복지는 무엇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며 연일 박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대표 측의 반격도 시작됐다. 친박계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가 참 싸가지 없게 표현을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주 의원은 박 원내대표는 정치적 비리로 구속까지 됐다가 사면 복권돼서 국회에 와 있는데 과거 구태 정치를 했던 사람의 입에서 그 정도의 말밖에 나오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