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또 MB후배 vs 자질만 봤다 (일)

Posted December. 16, 2010 10:47,   

日本語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대장육사 32기)을 신임 육군참모총장으로 낙점하면서 막판까지 신경을 쓴 대목은 고향 후배 챙기기 논란에 휘말리지 않겠느냐는 점이었다. 김 내정자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동지상고를 나와 이 대통령과는 동향, 동문이다.

육참총장이 될 자격과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떠나 이런 출신 지역 배경만으로도 정치적 시비의 소재가 될 만하다. 김 내정자는 이번에 물러난 황의돈 육참총장이 올 6월 임명될 당시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대통령과 동향, 동문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민주당은 이날 육참총장 내정이 발표되자 군마저도 내 고향, 내 후배 챙기기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나아가 육해공 참모총장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제 군은 대통령과 같은 고향이 아니면 승진도 못하는 웃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경남 진해, 박종헌 공군참모총장은 대구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얘기인 황의돈 육참총장의 재산 형성 관련 의혹이 뒤늦게 일부 언론에 의해 불거지고 청와대가 사의를 수용한 것 자체가 김 내정자 발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육참총장 후보군 중 능력과 경력을 감안해 최적임자를 뽑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군 내부에서도 김 내정자의 자질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청와대 핵심 참모는 김 내정자는 동지상고를 나온 게 유일한 약점이랄 정도로 유능한 분이다. 이런 약점을 감안하더라도 꼭 육참총장 직을 맡아야 할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도 군 인사에서 늘 톱클래스에 올랐다는 것이다. 요컨대 김 내정자는 정치와 무관한 군 인사로 동지상고 출신이어서 육참총장이 된 것이 아니라 적임자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므로 이 대통령과의 지연, 학연 때문에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또 호남 출신인 김관진 국방장관 발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안보 관련 인선에서 출신 지역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용관 박민혁 yongari@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