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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을 아는가 (일)

Posted December. 16, 20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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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4개월에 걸쳐 양국 학자가 치열한 토론과 공방을 거쳐 상호 합의한 뒤 작성한 10대 정책 제언을 정부의 정책결정 최고지도부에 올렸지만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급부상도 무섭지만 우리의 몰이해와 무관심은 더욱 두렵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5월까지 한중 전문가공동연구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학자의 한탄이다. 한반도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우리의 코를 꿰는 단계까지 다가왔지만 우리 사회는 마치 일부러 장님 행세하듯 이를 애써 외면하려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국 밀접도, 어느 나라보다 넓고 깊다

한국과 중국의 상호 의존도는 날이 갈수록 커진다. 1992년 수교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무역액은 올해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 3위인 한일이나 한-유럽연합(EU)의 무역액을 능가한다. 5년 뒤 한중 무역은 3000억 달러를 넘어 일본과 EU, 미국과의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2년 13만 명에 불과했던 인적 교류는 올해 700만 명에 육박할 예정이다. 양국 사이엔 매주 837편의 항공편이 오간다. 현재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7만5000명(중국 측 통계)으로 중국 내 한국인 유학생 6만8400명을 훨씬 넘어섰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재 4만5000여 개다. 항공편이든 유학생이든 진출 기업이든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많다.

이처럼 한중 양국 관계는 전방위로 넓어지며 깊어지고 있다. 또 우리가 원하든 아니든 이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제대로 연구하는 싱크탱크가 없다

이처럼 파고드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연구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특히 중국만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기관은 아예 없다시피 하다.

외교안보연구원이나 통일연구원 국방연구원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종연구소 등 국가의 장기 전략을 다루는 연구소가 있지만 중국과 관련한 연구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거나 아예 없다. 경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연구소가 1, 2명의 전담자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전담자를 둔 연구기관도 전체 15곳뿐이다. 중국 관련 학회를 포함해도 모두 25곳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기관은 8개뿐이다.



하종대 하태원 orionha@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