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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대통령, 쿠릴 전격방문 일과 영토 충돌

Posted November. 02, 201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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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아침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지역으로 쿠릴열도(일본의 북방영토) 중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전격 방문했다. 그동안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해온 일본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외교 냉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현지 시간) 전용기로 사할린 주의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의 공항에 도착한 뒤 소형기로 갈아타고 쿠나시르를 방문했다. 러시아의 국가원수가 쿠릴열도를 방문한 것은 구소련 시대를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홋카이도() 서북쪽에 위치한 이 섬은 에토로후(), 시코탄(), 하보마이()와 함께 일본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섬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 정부가 2006년 채택한 쿠릴사회경제발전계획에 따라 진행 중인 인프라 확충 사업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낙후된 극동지역의 경제발전을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2015년까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항, 항구, 발전소, 수산물 가공공장 등 인프라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9월 말에도 쿠나시르 방문을 계획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쿠릴열도는)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반드시 방문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한창이던 9월 27일 중국을 방문해 쿠릴열도의 러시아 점유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이고 이 같은 결과는 뒤바뀔 수 없다며 영토문제에 관해 중국과 공동보조를 맞추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 대통령의 기습적인 북방영토 방문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방영토가 일본 고유영토라는 입장은 일관된 것으로 그 지역에 러시아 대통령이 왔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외교 강경파인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도 주일 러시아 대사를 불러 북방영토 방문은 일본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