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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증가는 인력수급 불일치 탓

Posted October. 13, 20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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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사립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모 씨(31)는 현재 무직. 졸업과 동시에 공기업 인턴으로 입사해 석 달, 글로벌 정보통신 대기업으로 옮겨 1년, 이어 외국계 컨설팅사에서 잠시 일하다 얼마 전에 그만뒀다.

경쟁력 있는 스펙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조건이 나은 직장을 찾아다니는 취업 메뚜기족 박 씨는 공사나 외국계 회사가 좋다고 해서 들어가 보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돼 계속 다닐 마음이 안 생긴다. 갈수록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지방 국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장모 씨(27)는 4년째 구직 중이다. 그는 서울에서 대학 나온 사람이 넘쳐나니까 괜찮은 자리는 원서 넣기도 버겁다면서 중소기업에 가기는 싫고할 수 없이 공부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 백수로 남는 이들이 늘면서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줄고, 대학 졸업자는 늘어나는 수급 불균형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2일 발표한 청년 고용률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 300인 이상 사업장, 금융업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좋은 일자리는 1995년 412만7000개에서 2008년 372만4000개로 40만 개나 줄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의 일자리는 251만1000개에서 208만9000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학 졸업자는 33만 명에서 56만 명으로 급증했다. 대학 진학률도 1995년 51.4%에서 2008년 83.8%로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은 늘어나는 반면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줄어드는 셈이다.

대졸자의 눈높이가 높다 보니 실업률은 높아지는데도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희망 연봉은 2727만 원인 데 비해 실제 중소기업이 줄 수 있는 연봉은 2010만 원. 이런 괴리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인력이 25만 명 정도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대학의 교육 내용과 산업 현장이 동떨어진 것도 취업난의 한 원인이다. 일례로 발광다이오드(LED)의 경우 연간 5000명 정도의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대학에서는 800명 정도밖에 배출되지 않는 실정이다.



김희균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