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말 수사를 하긴 한걸까요?(ID iswi***)
어떻게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모든 정황 증거는 무시한 채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만 채택해 언론에 공개할 수 있습니까(ID kaz****)
8일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과 관련한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타진요 카페는 경찰수사를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가 됐다. 경찰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공개된 증거자료 중 석사와 학사 학위 증명서가 실수로 서로 바뀌어 놓인 점에 대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블로의 출입국 기록을 모두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수사를 진행한 서울 서초경찰서 전화번호를 카페에 올려놓으며 항의전화를 하자는 제안도 했다.
타블로가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이 경찰수사를 통해 확인이 됐는데도 누리꾼들이 이를 믿지 못하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온라인이 허용하는 익명성과 그에 따른 군중심리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익명성에 가려지면 평상시보다 6배 정도 과격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타블로 사건 역시 나 혼자가 아니라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믿음이 불러온 결과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누리꾼들이 왜곡된 정보를 상당수 수집해 잘못된 믿음을 확대 재생산해왔다며 많은 노력을 들여 찾아왔기 때문에 쉽게 사실을 인정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강대 나은영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인지적으로 조화를 추구하는 편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유리한 증거가 나오면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좋아하지 않던 사람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마음이 불편해져 믿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타블로에게 아무리 유리한 결과가 나왔더라도 타블로를 싫어하는 이상 그런 결과를 믿지 않으려 한다는 것.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경찰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과 달리 정작 경찰서에 걸려온 전화들은 자신이 처벌을 받게 되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지현 강경석 jhk85@donga.com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