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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정책 회초리 여당이 더 맵네 (일)

Posted October. 06, 2010 07:57,   

4, 5일 이틀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예전 같은 여야의 날선 공방을 보기 어려웠다. 이명박 정부가 최근 야당의 전매특허였던 친서민 정책기조를 강조하면서 야당으로서는 대립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 가지고 친서민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수준의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국감장의 관심은 여당 의원들의 MB정책 비판에 더 쏠렸다.

여당 의원들은 국가부채와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한 정부의 안일함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의 문제점 저출산 대책의 일부 반()서민적 맹점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세무검증제도의 위헌성 등에 대해 매섭게 정부를 몰아세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경제극복 기치를 내걸고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공기업도 모두 빚으로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데 그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이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국가직접채무뿐만 아니라 보증채무, 공기업 부채 같은 광의의 국가부채를 모두 합친 사실상의 국가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637조 원으로 사상 최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2010201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을 통해 2009년 결산 결과 국가채무 수준이 당초 전망보다 낮아져 국가채무 관리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앞장서서 국가채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질 때마다 정부는 자기 입맛에 맞는 통계만을 근거로 아직까지는 낙관적이다는 장밋빛 전망을 해왔다고 비판한 것이다.

같은 당의 서병수 의원(부산 해운대-기장갑)과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은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정부가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가계대출 중 2년 미만의 단기 채무가 급증하고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의 거의 절반(48%)을 차지하는 현상은 한국의 가계경제가 금리 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에 매우 취약한 구조임을 보여준다며 정부의 적극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가 친고용, 친중소기업 세제 개편을 강조하며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한 것도 여당 의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은 이 공제의 혜택을 받는 기업의 90%가 중소기업임을 감안하면 그 폐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기업의 공제 혜택을 걷어 들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지만, 애꿎은 중소기업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당 나성린 의원(비례대표)은 저출산 대책과 친서민 기조의 충돌 현상을 꼬집었다. 나 의원은 다자녀 추가공제 확대안은 소득 상위 10%의 고소득층에 1200억1900억 원의 세제 혜택이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는 경제적인 사정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서민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친서민 기조가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당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은 (친서민 세제개편안 중 하나인) 성형수술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외국인의 한국 의료관광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감을 지켜본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 사회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면서 어떤 경제정책을 펴도 혜택 받는 사람만큼 손해 보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당 내에서도 어떤 계층의 이익을 더 대변하느냐에 따라 정부 정책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부형권 정혜진 bookum90@donga.com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