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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불법체류 한국인 타일공의 죽음 (일)

시드니 불법체류 한국인 타일공의 죽음 (일)

Posted September. 21, 20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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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불법체류하며 타일공으로 살아온 50대 한국 남성이 폐질환에 걸린 뒤에도 불법체류 사실이 탄로날까 봐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교민사회를 안타깝게 한 주인공은 지난달 27일 시드니 시내의 친구 집에서 숨진 황명열 씨(51). 황 씨는 서울에서 타일공으로 일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 관광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뒤 공사 현장을 전전하다 폐질환에 걸렸다.

그러나 불법체류 사실이 탄로 나면 강제출국을 당할까 봐 건강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했고 병에 걸린 뒤에도 병원을 찾지 못했다. 황 씨는 병원 치료를 미룬 탓에 사망 직전에는 몸을 움직이거나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급기야 동료들은 타일공 등이 속한 건설삼림광산에너지노동조합(CFMEU)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CFMEU는 황 씨를 위해 병원을 주선하고 그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속을 끝냈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위독한 지경에 이른 황 씨는 그 다음 날 숨지고 말았다.

황 씨의 장례는 그의 동료들과 현지 종교단체가 준비하고 있고 황 씨에 대한 부검과 화장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총영사 김진수)도 현지 당국과 협의하며 황 씨의 장례 절차를 돕고 있다.

앤드루 퍼거슨 CFMEU 뉴사우스웨일스 주 사무국장은 황 씨 사망 사건은 개인적인 비극이기도 하지만 불법체류자 고용과 저임금 등 건설현장의 불법 관행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일하는 타일공 가운데 70%가 한국 출신으로 이들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