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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 재일주주들 이사회 결의 따르겠다 합의(일)

신한은 재일주주들 이사회 결의 따르겠다 합의(일)

Posted September. 10, 201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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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는 9일 일본 나고야() 시 메리엇 호텔에서 열린 주주 설명회에서 이사회 결의에 따를 것을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열린 회의에는 28명의 사외이사와 주주가 참석했다. 위성호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이날 설명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조기에 이사회를 여는 데 동의했다며 이사회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이사회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친회는 재일교포의 대주주이자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원로그룹으로 신한금융지주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당초 간친회 측은 신 사장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해임안 추진에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사태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 사장 해임안은 이사회에서 최종 판가름 나 예상 밖으로 빨리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순탄치 않았던 합의 과정.

이날 간친회와 신한지주 측이 이사회 조기개최 합의에 이르는 데는 진통을 겪었다. 12시경 주주들이 회의장에 속속 모여들 때만 해도 회사 측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요구 사외이사(삼양물산 대표)는 (신 사장 해임과 관련해 회사 측에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어느 편이든지 일단 설명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로주주는 신한은행 창립 이후 28년 동안 한번도 이런 바보 같은 짓이 없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돌아가며 자신의 견해를 밝힐 때까지만 해도 설명회는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원우종 신한은행 감사위원과 법무법인 푸른의 정철섭 신한은행 고문변호사가 신 행장의 부당대출과 개인횡령 혐의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특히 정 변호사는 증거가 너무 명백한 범죄다. 더는 협상이 있을 수 없고 우물쭈물 시간을 끌 상황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신 사장은 긴급 진행발언권을 얻어 웃는 낯으로 이야기하자는 자리가 성토장이 돼버렸다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주주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장두희 전 재일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라 회장을 향해 왜 우리도 모르게 고소를 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주들은 신 사장은 변호사도 없이 왔는데 회사 측만 변호사를 데려온 것은 불공평하다고 항의해 정 변호사가 급기야 퇴장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갔다. 도중에 잠시 회의장을 나온 신 사장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어디서 변호사까지 사주해 가지고 와서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기 수습이 필요.

그러나 이날 2시간 반가량 진행된 주주설명회는 종반에 접어들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조직 내 불화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한 것이다. 한 재일교포 주주는 신한은행이 짧은 기간에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외압이나 부정부패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신한 사태 이후 2조 원 넘게 떨어진 시가총액을 주주들이 더는 견디기 힘든 것도 간친회가 조기 수습으로 가닥을 잡은 원인이다.

정환기 간친회장은 많은 말이 정제되지 않은 채 오갔지만 결론은 회사가 잘돼야 한다는 데 이르렀다며 우리 재일교포는 신한금융지주를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이사회 결의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지완 김창원 cha@donga.com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