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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횡단 하늘길 몸이 붕주택가 통과구간서 헤매기도(일)

계곡 횡단 하늘길 몸이 붕주택가 통과구간서 헤매기도(일)

Posted August. 23, 201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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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전체 길이 44km)이 31일 개방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4월부터 추진해온 서울 강북구 우이동성북구 정릉은평구 은평뉴타운경기 고양시 북한산성고양시 효자동을 잇는 둘레길 공사가 최근 끝나 일반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북한산 둘레길은 고지대로 올라가는 산행문화로 인한 자연 훼손을 막고 노인, 여성 등 누구나 쉽게 북한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산책로다. 동아일보는 국립공원관리공단 구기분소 손재원 둘레길 팀장(46), 북한산 등반 23년 경력의 등산 마니아 김기주 씨(65)와 함께 21일 개방을 앞둔 북한산 둘레길 중 최고 명소로 꼽히는 하늘길 구간과 성너머길 구간 4km가량을 현장 답사했다.

탁 트인 경관에 하늘에 붕 뜬 기분

21일 오후 3시. 탐방팀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 내 대호지킴터(북한산 족두리봉 방향)에서부터 시작되는 북한산 둘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불광동 주택가 언덕을 따라 10분가량 올라가야 입구가 나왔지만 아직 이정표 등이 주택가 길목에 세워져 있지 않아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입구를 지나자 곧 산 중턱에 밤색 계단과 다리가 보였다. 일명 스카이워크로 불리는 이 다리는 은평구 구기터널 상단지역의 계곡을 60m가량 횡단하는 길이다. 다리 위 평지를 걸으면서도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자 하늘에 몸이 붕 뜬 듯 기분이 상쾌했다. 계단, 다리에는 걷다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골이 파여 있었다. 다리를 지나자 전망대가 나타났다. 북한산 둘레길 산책로에는 총 전망대 9개와 벤치 등 쉼터 35개가 있다. 특히 수유지구 빨래골 구간에 마련된 높이 12m의 구름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가 뛰어났다.

안내표지, 편의시설 더 설치해야

둘레길을 따라 500m 정도를 걷다 보니 아파트 단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불광동 진흥로 주택가가 나왔다. 북한산 둘레길은 방대한 지역을 한 선으로 연결하다 보니 중간에 주택가를 통과하는 곳이 존재한다. 주택지 담벼락이나 전봇대에는 둘레길을 표시하는 표찰과 이정표가 붙어 있었다.

은평구 구기터널 앞 도로 신호등을 건너 성너머길 구간에 진입했다. 이곳은 경사가 가팔라서 등산화가 필요했다. 산책보다는 등반에 가까웠다. 30분가량 올라가자 비봉, 보현봉, 문수봉 등 북한산의 유명 봉우리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손 팀장은 북한산 둘레만 돌다 보면 정작 북한산 전경을 볼 수 없어 북한산 본류에서 약간 떨어진 산자락에도 둘레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성너머길 구간에도 스카이워크 같은 계단 등 시설물이 설치됐다. 하지만 일반 등산로와 차이가 없었다. 북한산 둘레길의 70%는 기존 등산객이 이용하던 샛길을 이용했다. 예산 문제, 자연 훼손, 사유지 문제 등으로 새 길을 만들지 못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구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둘레길 일부 구간은 비가 많이 올 경우 움푹 파일 수 있어 목재나 돌계단 설치 등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씨는 산속 둘레길에서 나와 마을 둘레길을 거쳐 다시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둘레길 주변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더 마련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