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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경기 홈런 세계신 비결 뭘까 (일)

Posted August. 16, 20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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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몸이 유연하다고?

많은 사람이 이대호의 몸이 유연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실제로 이대호의 유연성은 보통 사람 수준이다. 허리 굽히기나 누워서 허리를 들어올리는 방식의 일반적인 유연성 테스트에서 그는 일반인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 대신 이대호는 야구 유연성,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스윙의 유연성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이대호는 타격 준비 자세에서 방망이를 어깨에 메고 있다가 공이 들어올 때 툭 튕긴 뒤 자연스럽게 스윙을 한다. 이 과정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은 가장 힘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위치에서 방망이가 내려와 간결하게 치는 이상적인 스윙을 구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타격이 안 좋을 때는 어깨가 빨리 열리곤 했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 약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두산 운영팀 윤혁 차장은 스윙이 부드러운 데다 팔도 길어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도 곧잘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낸다. 어설프게 바깥쪽으로 빼다가는 홈런 맞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골격근육량은 최상위급

2001년 투수로 입단할 당시 이대호는 키 192cm에 몸무게 100kg이었다. 굵은 하체에 비해 상체는 일반인 수준인 불균형한 체형이었다. 더구나 어깨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한 이듬해인 2002년 그는 무릎 연골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롯데 감독이었던 백인천 씨가 선수의 몸이 아니다라며 무리하게 훈련을 시킨 탓이었다. 몸이 아파 운동을 제대로 못하면서도 먹는 건 그대로이니 몸무게는 30kg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재활 과정에서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에 상체에 근육이 붙으면서 육중한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근육질 몸매로 변신한 것이다. 구단이 측정한 골격근육량(관절을 움직이는 근육량)에서 이대호는 135140%(이대호와 똑같은 나이와 키, 몸무게를 가진 일반인의 평균 골격근육량을 100%로 볼 때)를 기록했다. 보통 다른 선수의 골격근육량(125% 안팎)과 비교해도 아주 높은 수치다. 장재영 롯데 트레이닝코치는 골격근육이 워낙 좋다 보니 엄청난 파워를 낼 수 있다. 배가 좀 나와 둔해 보이지만 지구력과 순발력을 고루 갖춘 근육질 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론 체중 감량해야

그렇다고 해서 현재 몸무게가 괜찮은 것만은 아니다. 체중 때문에 이대호는 시즌 내내 허리와 무릎, 발목에 잔 부상을 달고 산다. 이대호와 장 코치는 현재 체중에서 1015kg 줄이면 이상적인 몸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두 사람은 2005시즌 뒤 양산 통도사와 괌 전지훈련에서 체계적인 식이요법으로 16kg 정도를 줄인 적이 있다. 이대호는 안 아프고 오래 야구하려면 살을 빼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겨울에 본격적인 살 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