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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10명이 얍 재미있는 태권도 (일)

Posted July. 14, 2010 08:17,   

13일 경북 영천체육관. 홍팀 중량급 선수가 묵직한 돌려차기를 날리자 키가 20cm 이상 작은 청팀 경량급 선수가 날렵한 뒤차기로 응수해 2점을 획득했다. 힘과 스피드의 대결에서 스피드가 승리하는 순간 플로어 옆에서 지켜보던 홍팀 감독이 교체를 의미하는 빨간 깃발을 들어올렸다. 중량급 선수가 머쓱한 표정으로 내려가자 이번엔 날렵한 경량급 선수가 등장했다. 청팀 경량급 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자 청팀 감독도 새로운 교체 카드로 응수했다.

경기 내내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목청이 터져라 작전을 지시했다. 관중석의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발차기가 오갈 때마다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한 40대 여성은 어제 우연히 단체전 경기를 본 뒤 너무 재미있어서 다시 체육관을 찾았다. 태권도가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운동인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제1회 국제클럽오픈태권도대회(한국실업태권도연맹, 영천시, 경북태권도협회 공동 주최)가 영천에서 열렸다. 60여 개국에서 온 3000여 명의 선수가 913일 태권도로 별의 도시 영천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대회의 백미는 역시 단체전. 그동안 실업대회에서 단체전을 이벤트 경기로 한 적은 있지만 국제대회로 격상시켜 본격적으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미있는 태권도란 대회 슬로건에 맞춰 규칙도 새롭게 다듬어졌다. 5인조의 경우 전반전엔 양팀에서 5명(선봉 전위 중견 후위 주장)이 차례로 나서 1분씩 실력을 겨뤘다. 단체전의 하이라이트는 후반전이었다. 10분 경기에서 선수 교체는 자유. 감독의 교체 신호에 따라 한 선수가 10분을 뛸 수도, 1초 만에 교체될 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양팀 간 치열한 전략싸움이 볼거리를 더했다. 단국대 태권도학과 이재구 코치는 단체전에선 상대 선수가 자주 쓰는 발동작이나 습관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파악하면 경량급 선수로도 중량급 선수를 쓰러뜨릴 수 있다며 웃었다.

또 경기가 느슨해질 만하면 쉼 없이 선수가 교체돼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5초 안에 공격하지 않으면 경고를 주고 머리 공격 등에 점수를 후하게 준 것도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를 이끌어 낸 요인이란 평가. 김태일 실업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단체전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아주 좋다며 앞으로 더욱 발전시키면 국가 간 자존심을 겨루는 태권도 월드리그 창설도 꿈이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