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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린뒤 꿀맛휴식 스트레스 물렀거라

Posted May. 31, 2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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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친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훈련하다 보니 그만큼 우정도 돈독해진다. 훈련장에서는 선수들끼리 농담하고 웃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평생 한 번 찾아올까 하는 최고의 무대.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해, 주전으로 뛰기 위해 벌어지는 경쟁은 피를 말린다. 한 선수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끼리 겉으로는 웃고 떠들며 지내지만 실제로는 서로 견제를 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긴장은 경기에 도움을 주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선수들의 몸을 경직시킨다. 휴식이 훈련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잘 쉬어야 훈련을 100% 소화할 수 있다. 쉴 땐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스트리아에 전지훈련을 온 태극전사들은 휴식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호텔 방에서 자기만의 여가 시간을 즐기는 방콕형이 가장 많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여가 시간에 얼굴 보기가 힘들다. 주로 방 안에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쌍용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도 비슷한 유형. 중앙수비수인 조용형(제주)과 이정수(가시마)는 틈만 나면 방 안에서 잠을 자는 수면왕이다.

호기심이 왕성한 탐험형 태극전사들도 있다.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오범석(울산), 염기훈(수원), 정성룡(성남) 등 4명은 현지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부터 자전거를 빌려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경치가 너무 좋아 몸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다는 게 오범석의 얘기다. 이들은 평소에도 여기저기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모험가적 기질로 유명하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유창한 독일어 솜씨를 지닌 차두리는 선수들의 통역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더 바빠졌다.

체력왕 태극전사들도 있다. 백전노장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가 대표적이다. 여전히 90분 풀타임을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한 그는 틈만 나면 호텔 헬스장에서 땀을 흘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몸짱으로 소문난 김동진(울산)과 패기의 신예 이승렬(서울)도 헬스장 단골손님.

애처가형도 있다. 김남일(톰 톰스크)과 안정환(다롄 스더) 등 일부 유부남 태극전사들은 틈만 나면 아내에게 편지를 쓰거나 전화를 하는 등 애정을 과시해 이 부류로 꼽힌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