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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북리스크 1주일이면 회복했는데 (일)

Posted May. 26, 2010 03:20,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해도,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간 해전이 벌어져도 한국 금융시장은 1주일이면 충격을 회복했다. 북한 리스크는 큰 영향이 없고 짧게 끝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학습효과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듯하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에 4% 넘게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2.92% 폭등한 채 마감했다.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일 이후로 종합주가지수는 4.2%, 원화가치는 7.3% 각각 급락했다.

정부가 최근 10년간의 햇볕정책을 거두었기 때문에 남북한 간 마찰은 더 크고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남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이 때문에 이번 북한 리스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래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대북 위기가 고조된 사례 가운데 당일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했던 때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했던 2006년 10월 9일이었다. 당시 코스피는 2.41% 빠졌고 환율은 1.56%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단기 충격은 컸으나 회복은 빨랐다. 1주일 만에 주가는 0.05% 하락으로 회복됐고 원-달러 환율은 0.64% 오르는데 그쳤다.

제1차 연평해전이 벌어졌던 1999년 6월15일 당일 주가는 2.21% 하락했지만 1주 일 뒤에는 8.12% 상승했다. 경험이 사람을 강하게 하는 것일까. 3년 뒤인 2002년 6월29일 있었던 제2차 연평해전 때는 당일 주가도 0.47% 상승했다. 핵실험도 마찬가지여서 2009년 5월25일 있었던 2차 핵실험 때는 당일 주가는 0.20% 하락했다가 1주일 뒤에는 0.64% 상승했다.

이처럼 과거의 경험으로는 북한 리스크는 당일이나 며칠 간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 수는 있어도 장기 영향은 별로 없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을 당시 국내 금융시장이 대세하락기였냐, 상승기였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랐다며 특히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짓는 외국인들이 북한 리스크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차 핵실험 당시에는 외국인이 당일 4776억 원, 2차 핵실험 때는 2117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 영향력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쉐런 램(Sharon Lam) 모건스탠리 아시아 태평양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천안함 사건으로 사망한 남한군의 수가 과거와 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이번 정부가 10년에 걸친 햇볕정책을 파기했기 때문에 이번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보다 심각하고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보다는 외환시장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임숙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