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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비 저산소실 논란 심리적 효과 얻을수 있다면(일)

월드컵 대비 저산소실 논란 심리적 효과 얻을수 있다면(일)

Posted May. 15, 201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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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17일 아테네 올림픽 축구 최종 예선 이란과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해발 1800m 고지인 중국 쿤밍에서 1주일간 전지훈련을 했다. 당시 일부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훈련을 왜 하느냐고 비난을 쏟아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고지대에서 최소 3주 이상은 훈련해야 신체에 유의미한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국은 1220m 고지인 이란 테헤란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과학적으로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선수들이 고지대를 경험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천양지차라며 심리적 효과를 노렸고 성공했다고 말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설치된 저산소실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저산소실과 저산소 텐트를 무상으로 대여한 쪽에서는 다양한 실험 결과 신체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발 23003000m 고지 효과를 낸 저산소실에서 하루 한 시간씩 쉬는 것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학자는 휴식 시간 전부를 보내든지 그곳에서 훈련을 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현재 대표팀이 실시하고 있는 저산소실의 무효성을 지적했다.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대표팀이 하고 있는 저산소실 휴식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2004년의 사례에서 보듯이 심리적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저산소실 휴식의 무효성을 지적한 학자도 플라시보(위약) 효과는 있다며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대표팀은 훈련 기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고지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고지 적응이 아니라도 할 게 많다. 시즌을 마친 유럽파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국내파와 조화를 이루는 전술 훈련도 해야 한다. 체력 훈련도 해야 한다. 현재 대표팀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저산소실 운영일 뿐이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