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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 3번체인 끊겨 인양 2, 3일 늦어질 듯 (일)

함수 3번체인 끊겨 인양 2, 3일 늦어질 듯 (일)

Posted April. 20, 2010 04:14,   

백령도 현지의 기상상태 악화로 18일 연결에 성공했던 3번째 체인이 끊어지는 등 천안함 함수 인양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청도로 피항했던 민간 인양업체 인양팀은 18일 오후에 이어 19일에도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인양 작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백령도 현지 해군 관계자는 18일 오후 7시 반경 인양 크레인에 연결된 와이어와 함체를 감싸고 있던 체인을 연결하는 고리 아래 1m 지점에서 체인이 끊어졌다며 30노트(초속 15m)가 넘는 강풍과 2.5m 높이의 파도, 너울성 파도가 밀려와 균형을 잃은 함체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체인이 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측은 끊어진 3번째 체인을 교체하기 전에 1번과 2번을 포함한 체인의 안전도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상 상태가 좋아지면 3번 체인 연결 작업은 유도용 로프를 거는 처음 단계 작업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으로 2, 3일 정도 백령도 해역의 날씨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인양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백령도 해역에는 25노트(초속 12.5m)의 바람이 불고 파도도 12m로 높게 일었다. 안개비도 하루 종일 내려 시정도 120여 m에 불과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 2명과 천안함 실종자 가족 9명은 이틀 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복귀한 함미를 약 40분간 둘러봤다.

가족대표단의 일원으로 현장을 참관한 가족협의회 언론담당 최수동 씨는 실종자 5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조종실이 흔적도 없이 날아갔더라며 그걸 보고는 선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기관조종실 아래에 위치한 가스터빈실의 바닥은 아랫부분의 큰 충격으로 인해 천장까지 휘어져 올라가 있는 상태였고 후타실에는 운동기구들이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며 내부에 장병들이 생존해 있었을 것 같은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함미를 둘러보다 장병들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발견했다. 최 씨는 기름과 펄이 뒤섞여 냄새가 진동했지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장병들의 옷가지와 구두, 지갑 등 개인 용품들을 확인했다며 가족들이 기관부 침실에서 발견된 전투복에 붙어 있던 펄을 일일이 손으로 닦아가며 주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실종자인 박경수 중사(29)의 부인 박미선 씨(29)는 흩어진 옷가지 안에서 남편의 정복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합조단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함미 안에서 발견된 희생 장병들의 유품을 일괄적으로 가족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사건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가족들은 비교적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몇몇 가족들이 함미 내부를 살펴보며 흐느끼기도 했지만 대부분 말을 하지 않고 차분하게 둘러봤다고 말했다. 실종자인 강태민 일병(21)의 아버지 강영식 씨(50)도 내부가 좁아 답답해 보였다며 막상 현장을 보니 구조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19일 천안함에 실린 유도탄과 어뢰 등 탄약을 하역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20일에는 함미를 육상으로 옮길 방침이다.



강경석 박승헌 coolup@donga.com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