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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단호히, 다시는 46명 이름 1명씩 부르며 다짐 (일)

끝까지, 단호히, 다시는 46명 이름 1명씩 부르며 다짐 (일)

Posted April. 20, 2010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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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천안함 침몰사건 희생자를 추도하고 세 가지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철통같은 안보로 나라를 지키겠다며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보수층을 중심으로 많은 국민이 안보 불안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처를 약속한 것이다.

안보 관련 발언에서는 특히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의중도 읽힌다.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만약 북한이 개입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대응 방안을 결정할 때 모든 옵션(선택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기도 하다.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한다고 해서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게 절대 아니다. 거꾸로 단호한 대응을 하기 위해 스모킹 건(smoking gun확실한 증거)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자문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이기 때문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지만 이 대통령은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군 개혁 의지도 밝혔다. 강한 군대는 강한 무기뿐 아니라 강한 정신력에서 오는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군수물자 취득 등과 관련한 군의 비효율성과 내부 병폐를 지적해왔다. 이런 차에 천안함 사건 직후 드러난 군의 보고체계 혼선, 링스 헬기의 잇단 추락 등을 보며 군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전언이다. 이 수석은 아무리 좋은 교과서를 갖고 있은들 뭐하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라며 정신상태가 흐트러져 있으면 좋은 무기를 갖고 있어도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우리 스스로를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약점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군을 중심으로 한 위기대응체계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원이 군에 대한 직무감찰에 들어가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종합진단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운영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부활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부정적인 견해다. 현재로선 정부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까지 해법을 찾기보다는 인적 결함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NSC 사무처장을 맡을 때 월권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장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사람에 따라 정보 흐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여기에는 과거의 큰 정부를 비판하며 작은 청와대를 지향했던 정책기조를 바꾸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사건 희생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검은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이제 여러분은 우리를 믿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편히 쉬기를 바란다. 명령한다며 끝내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이번 연설은 지난 주말 이 대통령이 내가 직접 추도의 뜻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고 해서 이뤄졌다. 희생 수병 호명도 이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이 대통령이 희생 병사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자 희생자 가족과 실종자 가족들도 다시 한번 목이 메는 듯한 분위기였다. 고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 씨(45)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줘 감동적이었다며 다른 엄마들도 다 감사하다고 하더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고 안동엽 상병의 아버지 안시영 씨(58)는 대통령이 콧물, 눈물 흘리는 것까지 다 (방송에) 나오더라며 대통령이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슬퍼해주신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고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인 박경식 씨(36)는 대통령이 가족들이 있는 평택에 직접 와서 위로 한 번 해주시면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이미지 koh@donga.com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