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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달러 벌자 외국인에 함흥 개방 (일)

Posted April. 06, 20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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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월부터 함흥 지역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처음으로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북한이 개방하기로 한 함흥 인근 마전해수욕장은 인근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용하는 별장과 동해 함대사령부가 위치한 북한의 요충지이다. 이런 지역까지 외국인에게 개방했다는 것은 북한이 관광을 통한 외화 획득에 눈을 떴을 뿐 아니라 향후 외화벌이로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함흥도 개방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베이징() 소재 고려여행사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 1월 미국인에 대한 관광제한 조치가 해제된 데 이어 이번에 함흥도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됐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함흥은 서방 관광객들에게 한 번도 문을 연 적이 없다면서 함흥 시내는 물론 명승지인 마전유원지, 사찰 등을 둘러볼 수 있고 지난해 7월 준공한 마전호텔에서 1박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사 측은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관광객들로 8월에 관광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광상품은 백두산에 오른 뒤 비행기를 타고 함흥으로 이동해 시내 관광 및 해수욕을 하고 다시 평양으로 가 시내를 둘러보는 10일짜리 일정. 산과 바다, 대도시를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코스이며 가격은 1인당 2190유로(약 332만 원)이다.

코스에 포함된 마전해수욕장은 북한의 대표적 해수욕장. 북한은 지난해 7월 호화로운 마전호텔과 16개의 휴양각과 해수욕장, 보트장 등을 이곳에 건설했다. 이곳에서 불과 45km 떨어진 곳에 김 위원장 별장 중에서도 가장 큰 여호 72호 별장이 있다. 72호 별장은 해저 3층에 있는 수중 휴게실로 유명하다. 한편 72호 별장과 인근 북한 동해함대사령부는 4.5km 길이의 지하 2차로 터널로 연결됐다. 북한은 함흥뿐 아니라 지난해 함경북도 칠보산과 황해남도 해주, 평양 일부 지역을 새로 개방했으며 나진선봉 지역도 올해 관광지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흥 개방은 김 위원장의 결단

마전호텔이 지난해 7월 완공되었다는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은 금강산 한국인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한 2008년 7월 이전부터 함흥 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지난해 8월 마전해수욕장을 소개하는 기록영화에서 김 위원장이 마전에 세계 최고의 호텔을 건축하자는 안을 내고 건축설계를 직접 본 것은 물론 바닥에 물결무늬 장식의 주단을 깔 것까지 지시하는 등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에도 완공 직전의 마전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함흥 정비사업도 병행돼 지난해 11월 시내에 가로등이 새로 깔리고 네온사인 장식공사가 완공됐다.

이번에 북한이 서방 관광객들에게 문을 연 백두산 및 평양 관광 코스는 과거 남측 현대아산이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07년 10월 김 위원장과 만나 현대아산이 백두산관광을 독점하기로 합의하고 2008년 8월을 목표로 백두산 직항로 관광을 추진했지만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남측 관광객들을 염두에 두고 함흥과 마전해수욕장 개방을 준비했으나 남북관계 악화로 일단 서방관광객들에게 먼저 문을 연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백두산 및 평양관광을 추진했던 것은 맞지만 북측과 함흥 관광까지 논의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